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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를 넘어선 창작의 기록 : 
​작곡가 Hakdo 인터뷰

Piles of Clothes on a Piano
Sheet Music
공식 프로필사진.png

ABOUT Hakdo

'작곡하는 경영학도'로도 알려진 Hakdo는 단순히 곡을 재해석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구축한 작곡가로 잘 알려져 있다. 기존의 유명 곡이나 동요를 역방향으로 연주하거나 새롭게 편곡하는 창의적인 시도로 주목받았지만, 그의 진가는 따로 있다.

대표적인 자작곡인 'Waltz for the Dead Clown'이나 'When the devil falls in love'에서 볼 수 있듯이, 클래식 음악의 깊이를 바탕으로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어둡고도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유자재로 그려낸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자신만의 서사를 담은 음악을 통해 듣는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해당 인터뷰는 한국어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This interview is available in Korean only.)

많은 연주자들이 타인의 곡을 해석하는 데 집중합니다. 피아노 연주자에서 '자신만의 곡'을 만드는 창작자로 전환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Hakdo : 7살때 처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며 레슨받은 클래식 곡들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등 위대한 클래식 작곡가들의 음악을 어릴때부터 피아노를 통해서 접하며 크게 심취하였고 이러한 음악들을 연주하는 것뿐만 아니라 듣는 것에도 관심이 많 았습니다. 초등학생때 어머니를 졸라서 구매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앨범 CD나 베토벤 교향곡 앨범 CD를 틀어놓고 밤새 흥얼거리며 잠에 들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위대한 음악들에 큰 감동을 받으며 저 또한 이러한 음악을 만들어 세상에 남기고 싶다는 마음을 가슴 속에 품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꽤 어린 나이(8~9살 즈음으로 기억함)때부터 클래식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부터 비롯되어 작곡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실제로 이때부터 간단한 작곡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연주나 편곡 분야에도 관심이 많지만 언제나 저를 불타오르게 했던 것은 ‘작곡’이었습니다. 연주나 편곡은 결국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재현하 거나 재구성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작곡은 순전히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되는, 음악에 있어 서 가장 original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나로부터 비롯된 음악 창작물을 만들어 서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은 저에게 큰 성취감과 만족감을 줍니다.

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렇겠지만 저는 죽음에 대하여 꽤 큰 두려움이 있는데, 이를 작곡을 통해서 다소 완화하기도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작곡은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작곡자들은 자신의 자작곡이 자신의 일부라고 여기게 됩니다. 저 또한 제 모든 작 곡물들에 제 영혼의 일부가 들어가있다고 생각되기에, 죽고 육신이 사라지더라도 제 영혼의 조각들은 제 음악들에 남아서 영원히 살아숨쉴 것이라고 생각하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사그라들고는 합니다.

Hakdo 'Waltz for the Dead Clown' 퍼포먼스

오늘 저희와 함께 나눌 'Waltz for the Dead Clown'은 어떤 이유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나요?
그 곡의 시작이 된 영감의 순간을 알고 싶습니다.

Hakdo : 저는 어렸을때부터 광대나 삐에로에 대한 흥미가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내면적 으로는 슬픔과 아픔을 지니고 있을 것만 같은, 항상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만 같은 그 신비로운 마스크에 항상 매료되었습니다. 조커, IT 등 광대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들에서 항 상 큰 영감을 받았고, 언젠간 꼭 광대를 위한 훌륭한 음악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항시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우연히 새로운 곡을 위한 멜로디를 고심하며 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 길 바닥 쓰레기통에 버려진 작은 삐에로 인형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인형의 우수에 잠긴듯한 미소를 본 순간, 강렬하면서도 매력적인 멜로디가 번뜩이며 떠올랐고, 이 멜로디가 광대를 위한 곡에 딱 어울리는 훌륭한 주제 멜로디가 될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영감의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집으로 들어와 그 멜로디를 악보 프로그램 위에 기보하고, 완결된 곡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준비 작업을 이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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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른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해내는 과정은 창작의 핵심입니다. 'Waltz for the Dead Clown'의 뼈대를 세울 때 멜로디, 화성, 리듬 중 가장 먼저 주도적으로 작용한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작곡가님만의 독창적인 작업 프로세스가 있다면 궁금합니다.

Hakdo : 멜로디는 앞서 말했듯이 신곡의 악상을 구상하던 중 즉흥적으로 창작하게 되었고, 그 이후 에는 가장 먼저 주제 멜로디의 리듬을 구체화하였습니다. 이때 당시 저는 라벨의 “라 발스”라는 곡에 푹 빠져있었는데, 그 특유의 싱코페이션 리듬을 제 곡에 그대로 차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라 발스”보다 훨씬 더 직관적이고 easy-listening한 음계의 멜로디에 라벨의 찬란한 싱코페이션 리듬을 얹어서 기보하였고, 그 결과로써 현재의 그 아이코닉한 주제 멜로디가 탄생하였습니다.

 

이렇게 멜로디와 리듬을 확립한 후에는 Circle of fifths라고 흔 히 불리는 대중적이면서도 매력적인 화성 진행으로 구체화하여 대중적인 taste를 더하였고 주제 멜로디 직전 마디에서 박자를 변칙적으로 연장하여 예상치 못한 tension이 시각적으 로도, 청각적으로도 느껴지도록 하였습니다.

'Waltz for the Dead Clown' 에서 작곡가님이 특별히 공을 들인 음악적 요소 (예: 독특한 코드 진행, 특정 리듬 패턴, 예상치 못한 전조 등) 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 부분에서 어떤 효과를 의도하셨나요?

Hakdo : 주제 멜로디 직전의 6마디에서는 (6+2)/8 박자로 갑작스럽게 연장하여 초반부 분위기가 확 고조되는 인상을 풍기도록 하였습니다. 그 직후 7마디에서 3/8의 매우 짧은 interlude로 tension감있게 주제 멜로디로 이어지도록 하였습니다.

 

주제 멜로디가 광대의 마지막 춤사위를 표현한 것이라면, 14마디부터 등장하는 제2멜로 디는 광대의 불안한 심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반음계적이고 chopinesque한 오른손 멜로디와 동반되는 우울한 왼손 화성 반주로 삶을 비관하는 광대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후 24마디에서는 급작스럽게 전조되는데, 이전과 매우 유사한 멜로디가 장조의 곡조에서 노래되면서 미묘한 대비감을 줍니다. 바로 직전 부분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질 정 도의 밝은 장조 분위기이지만, 오히려 이러한 극명한 대비가 광대의 비참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매우 효과적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장조의 분위기는 32마디부터 시작되는 grand한 interlude에서 잠시 단조로 바뀌는 듯 싶지만, 그 이후 다시 37마디에서 이 곡의 주제 멜로디가 장조로 바뀐 채로 재현되며, 광대의 요동치는 마음과 그의 예술적 광 기를 음악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작업 노트 갤러리

작곡가님에게 '창작'은 궁극적으로 어떤 가치를 창조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나요?

Hakdo : 저에게 ‘창작’은 사람들에게 제가 가진 음악적 감수성을 직관적으로 재구성하여 전달함으로써 그들이 영감과 감동을 받게 하는 일입니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예술이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창작자로서의 저의 사명이라고 느낍니다.

분명 예술이 주는 희열과 감동은 우리 삶에 축복과도 같습니다. 특히 많은 예술 분야 중에서 클래식 음악이 주는 감동은 그 깊이가 남다르다고 여겨지는데, 사실 진입장벽 등의 제약으로 인해 이 감동을 경험하게 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저는 클래식 음악을 혼자 즐기며 이러한 부분이 너무 안타깝다고 느껴졌으며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제가 클래식 음악을 통해서 느낀 감동, 희열, 쾌락,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저는 저만의 음악적 필터를 통해 그러한 아름다움을 보다 더 대중적인 감성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하였고, 이러한 방향성 위에서 끊임없이 창작을 하며, 더 많은 대중들이 제 음악을 통해서 제가 느낀 클래식 음악의 감동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결론적으로, 좁게 보면 저는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저만의 창작곡을 통하여 더 많은 리스너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고, 넓게 보면 예술을 향유하는 것의 감흥과 기쁨을 최대한 넓은 범위의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다른 음악가들의 악보를 연주하거나 편곡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 중에서도 '언젠가는 나만의 곡을 만들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는 분들에게,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무엇이라고 조언해주시겠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신의 다음 자작곡은 어떤 감정과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살짝만 힌트를 주실 수 있을까요?

Hakdo : 위대한 음악을 듣고 얼마만큼 감동을 받을 수 있느냐가, 내가 얼마나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음악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그 capacity를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본인이 감동받을 수 있는만큼, 그 boundary 정도 내에서 본인도 남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작곡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어야 하며 감상하며 꽤 큰 감동이나 감흥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도 너무 좋은 음악이나 위대한 음악을 듣고 나면 큰 감동에 압도되며, 그 음악을 훔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고, 나 또한 이러한 감각의 감흥을 사람들에게 내 음악을 통해서 전달하고 싶다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얻게 됩니다. 그래서 작곡을 할때마다 저에게 감동을 줬던 음악들을 떠올리며, 그만한 정도의 힘을 가진 음악을 만들기 위해 나는 여기서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러한 음악들을 모방하기도 하면서, 최대한 비슷한 정도의 위대함을 지닌 곡을 탄생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저는 음악에 감동받을 수 있는 능력이 훌륭한 작곡가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작곡가로서의 첫걸음을 떼려는 분들에게, 먼저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진실되게 감동할 수 있는지 여부를 점검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음 자작곡은 이미 전반적인 작곡 및 녹음 작업은 마친 상태여서 몇 주 내에 발매될 예정인데, 청소년 시절의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담은 사랑스러운 곡입니다. 아직 성숙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설렘과 이야기가 있는 학창 시절의 사랑의 경험을 떠올리며 작곡한 짧은 연주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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